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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5

Viator 2023. 1. 5. 08:49

올해 3월로 구직 시기를 잡고 스터디카페에서 오전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공부하는 게 요즘의 일상이다.

아침에 와이프와 같이 집을 나서 와이프는 출근하고 나는 스터디 카페를 가기 전 오늘따라 시장해서 아침을 먹고 가려고 뼈해장국 집에 들어갔는데 건설현장일을 하시는 듯한 차림의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옆테이블에 앉았다.

겨자소스 좀 넘겨줄 수 있냐고 말씀하셔서 드렸더니 중앙대 학생이냐 물으신다. (여기 지역이 상도역이라 중앙대가 가깝다)

출신도 아니고 학생도 아니지만 상황을 자세히 말씀드리긴 뭐해 대충 인사치레로 네 하고 대답했더니, 중앙대 병원에서 심혈관 담당의로 김상욱 교수님이란 분이 죽을뻔한 아들을 살리셨다 말씀하신다.

아 그러셨어요? 건강하게 회복돼서 다행이네요.

대답하고 침묵 속에 마저 식사를 하다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전공이 뭐냐고 다시 한 번 물으신다.

인공지능입니다. 답했더니 

앞날에 가능성이 많이 열려있으시다고, 당신은 원래 초등학교 교사를 6년 동안 하다가 현장일을 나가기 시작했다고, 아들은 지금 외고 다닌다고 묻지도 않은 썰을 푸셨다. 그러다,

세계적으로 널리 이름을 떨치시길 바라요, 말씀하셨고 밥을 다 먹은 나는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화이팅하세요, 하고 인사하고 나왔다.

현대 사회에서 길거리를 하루 종일 걷고 다른 사람들을 옆에서 보고 들으며 길거리를 걸어도 아무도 목적 없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그러나 유일하게 목적없이 타인과 대화할 수 있는 그런 무드는 보통 새벽과 이른 아침에 생성되는데, 아마 각자의 삶에서 서로의 하루를 위로하고 위로 받고 싶은 심정에서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취지일 것이다. 사실 난 20대 초반에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면서, 그리고 건설현장 방수 파트 알바를 하면서 이런 무드에 대해 익히 알고 온기를 느꼈던 경험이 있는데 꽤 오랜만에 우연히 다시 경험을 하였다.

이른 아침에 나와 해장국 한 그릇으로 에너지를 채우고 남자들도 버거워하는 현장일을 수년간 하면서 아들을 키우는 그 삶이 얼마나 숭고해보이던지. 숫기가 없어 제대로 대화도 못 나눴지만 많이 응원하는 마음으로 자리를 나왔다.

그럼 오늘도 나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기 위한 한 걸음을 시작해야겠다.